공기 방울에 떠밀려 흩날리는 민들레 홑씨
어디론가 날아가 바닥에 내려 앉더니
지나가던 난쟁이가 주워
마침 떨어지는 소나기에
조금이라도 젖지 않으려 우산처럼 쓰더라
거대한 물방울 하나, 둘, 셋,
실수한 날 밤 세던 양떼처럼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때
어느덧 그늘은 사라지고
넘실거리는 분홍빛 봄바람
시나브로
푸른색 하늘에 새겨지는 민들레 은하수
메리 포핀스의 친구라도 된듯
새의 지저귐을 방향삼아
바람을 깔고 앉아 또 한번 날아간다
강줄기와 연잎, 자갈과 그 사이 이름 모를 이끼
금개구리의 힘찬 도약과 어치의 목욕을 지나
토끼들의 도시, 그 중심 광장에 세워진 그루터기에
난쟁이 살포시 발 딛는다
거짓말 같은 난쟁이의 모험담
낱말은 물결과 함께 노랫말이 된다
고난은 용기가 되고
상처는 위로가 되고
먼지는 웃음이 되고
내일은 희망이 된다
잎사귀 틈 사이를 비추는 조명과
객석이 된 구름버섯
관객들은 귀만 쫑긋 세운 채
새근새근 잠에 든다
숲의 골목을 비추는 별의 계곡
돌멩이와 부딪히다 떠밀려온 저마다의 사연들
두둥실 떠오르는 흙내음을 타고
홑씨 하나 새겨져 또 다른 난쟁이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