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분홍빛 봄바람에 우산 쓴 난쟁이
공기 방울에 떠밀려 흩날리는 민들레 홑씨어디론가 날아가 바닥에 내려 앉더니지나가던 난쟁이가 주워마침 떨어지는 소나기에조금이라도 젖지 않으려 우산처럼 쓰더라 거대한 물방울 하나, 둘, 셋,실수한 날 밤 세던 양떼처럼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때어느덧 그늘은 사라지고넘실거리는 분홍빛 봄바람 시나브로푸른색 하늘에 새겨지는 민들레 은하수메리 포핀스의 친구라도 된듯새의 지저귐을 방향삼아바람을 깔고 앉아 또 한번 날아간다 강줄기와 연잎, 자갈과 … 더 읽기
모빌을 꿈꾸던 발굽
간판이 벽돌을 헤엄치던가계단이 지평선을 배회하던가글자 바람에 나부끼는 연홍색울타리였던가 마룻바닥이었던가 수레 붙은 천막 그 좁은 틈 사이에진하게 아지랑이 핀 개나리 풀숲연석 위 난쟁이들의 대행렬과흩뿌려져 날아가는 무지개그건 풍선이었던가 깃털이었던가 숨 가삐 달리면서도도심 속 롤러코스터맨 앞자리 나란히 앉아 바람을 맞을 때자동차, 넝마, 놋쇠그릇과 쳇바퀴가우리 주위에 우레와 같이 쏟아지고 나뭇가지와 대리석 붙은 금자탑을 오르며우산도 쓰고 갈대도 불고바람에 네 머리칼이 … 더 읽기
무제
달이 떴다여전히 밝다오늘은 둥글다소원을 빈다 비가 내린다라디오를 켰다음악을 듣다가도빨래는 걷어야지 파도가 친다발에 닿는다모래를 훔쳐간다나도 쓸려가려나 너는 존재한다달이 둥근 것처럼옷가지가 젖은 것처럼슬픔이 부서진 것처럼 너는 존재한다있어서가 아니라마주해서나와 마주해서둥근 걸 알고젖은 걸 알고부서진 걸 알아서너와 내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