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존재감 벌매

가끔 제 만화가 자조적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인간혐오론자인 것은 아닙니다. 가족과 친구, 무엇보다도 독자분들이 모두 사람인데, 어떻게 감히 미워할 수 있겠습니까? 🙂 제가 비판하는 부분은 개인이 아니라, 집단의 역사와 속성입니다. 생태계를 파괴한 것, 기후변화를 초래한 것, 인간이 인간을 미워하게 만든 것, 많은 부분에서 인간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누군가를 탓하려는 의도보다는 … 더 읽기

현실판 투명망토 사피리나

우리가 물체를 보는 행위는 생각보다 더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어떤 물체에 빛이 부딪히면,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투과되고, 일부는 흡수됩니다. 반사된 빛이 우리 눈으로 들어와 시신경에 맺히고, 그 전기신호가 뇌에 전달되어 뇌가 인식하는 것을 ‘본다’라고 합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그 물질의 본질이 아니라, 반사된 빛입니다. 사피리나의 피부를 확대해보면 얇은 껍데기가 겹겹이 쌓인 모습입니다. 우리가 디저트로 먹는 … 더 읽기

벌초 때 만난 암끝검은표범나비

여러 사정으로 계획이 밀려 주말에 늦은 벌초를 하고 왔습니다. 기후변화로 9월 중반에 다시 찾아온 여름 날씨에 약한 일사병 증상도 보였고, 근래 보냈던 것 중 최악의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암끝검은호랑나비 사진을 찍어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 하겠지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 ‘네발나비는 다리가 네 개’라는 사실이 조금 이상하다고 … 더 읽기

냉동인간의 미래 송장개구리

송장개구리의 영어 이름은 ‘Wood frog’로 나무개구리, 숲개구리 등으로도 불리는데, 해당 만화에서는 다른 종인 나무개구리(Tree frog)와 구분을 위해 송장개구리라는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동물은 추위를 맞으면, 따뜻한 장소를 찾거나, 서로 껴안거나, 불을 피우거나 하는 방식으로 극복합니다. 생존에 대한 본능 때문입니다. 그런데 송장개구리는 자칫하면 죽을 수 있는 상황에 직접적으로 맞썹니다. 현실은 때론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하죠. 죽음을 극복한 송장개구리는 … 더 읽기

겁이 많은 공비단뱀

만화에서는 이야기 진행을 위해 블루와 코기가 산책하다 공비단뱀을 마주쳤는데요, 사실 한국에서는 누군가 인위적으로 풀어 놓은 것이 아니라면 길거리에서 볼 수 없는 외래종입니다. 일반적으로 뱀이라고 하면 코브라나 살무사같이 위험한 종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자연은 수학 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지지 않습니다. 사람은 너무 다양해서 함부로 일반화할 수 없죠. 이는 다른 생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종마다 하위 종과 아종, 품종을 나눌 수 … 더 읽기

황금원숭이의 겨울나기

황금원숭이는 황금들창코원숭이, 금빛원숭이 등으로도 불립니다. 해당 만화에서는 대중성이 높다고 생각한 ‘황금원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황금원숭이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색깔입니다. 금빛으로 빛나는 털과 파란색 피부의 조화는 한번 보고 잊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다 소소하게 안 사실이 하나 있어요. 황금원숭이는 입 안도 파란색이라는 것, 저만 모르고 있었나요? 😀 황금원숭이가 속한 들창코원숭이는 500~600년 전까지 중국의 … 더 읽기

비열한 회색늑대

회색늑대는 늑대, 이리, 말승냥이 등으로 불립니다. 회색늑대는 개속에 속하며, 반려동물로 많은 사랑을 받는 개가 회색늑대의 아종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개속인 회색늑대의 아종이 개라… 이렇게 보면 늑대와 개의 구분이 참 헷갈리는데요, ‘올빼미와 부엉이 구분법’에서 짧게 말씀드린 적이 있죠. 분류법을 학명이 아닌 대중적인 이름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상당히 복잡해집니다. 학명으로 보면, Canis(개속) 아래에 Canis lupus(회색늑대) 아종으로 Canis lupus familiaris(개)가 … 더 읽기

상동물 벌꿀오소리

처음 장면에 인용된 기사 문구들이 혹시 누군가한테는 불편하고, 민감한 주제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한 가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사람 사이의 오해는 부족한 대화에서 온다고 믿거든요. 저는 사상가나, 철학자, 사회운동가, 정치가는 아닙니다. 누군가한테 제 의견을 설파할 정도의 지식도 없고, 있다 하더라도 그럴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 만화에는 거창한 의미가 담겨있거나 하지 않습니다. 저는 생물뿐 아니라 관심 … 더 읽기

올빼미와 부엉이 구분법

생물 분류는 전문가들의 엄밀한 검증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그것은 당연하게도 절대불변의 진리가 아닙니다. 그저 현재 세상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수단 중 하나일 뿐입니다. 지구를 중심으로 돌아야 할 태양이 지동설 이후로 그러지 않는 것처럼, 가장 특별한 존재여야 하는 인간이 진화론 이후로 그러지 않는 것처럼, 모든 것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과학이 양자역학 이후로 그러지 않는 것처럼, … 더 읽기

숲속의 진주 헬윙기아

오늘은 블루와 코기라는 특별 출연진이 함께합니다. 헬윙기아에 대한 정보 자체가 적기도 하고, 아무래도 식물은 동물보다 인기가 없을 거라는 슬픈 현실 때문에… 비겁하지만 동물들의 힘을 빌렸습니다. 😀 앞으로 원활한 이야기 진행을 위해 가끔 등장할 예정입니다! 선상화는 국내 천리포수목원에서 헬윙기아에게 지어준 이름입니다. 일본에서는 헬윙기아를 하나이카다(ハナイカダ)라고도 합니다. 본래 하나이카다는 물에 떠내려가는 꽃잎을 뗏목에 비유한 말입니다.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의 말에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