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skim
LED
내 눈앞에 병사들의 수는 이백만그들은 밝은 빛을 뿜으며뜨겁게 죽어간다 무지개 빛깔의 파도들이아무렇지 않은 척 일렁거린다내 망막에 맺힌 건그들 혼자가 아니라그들이 잡은 손이었더라 그 숭고한 희생 덕에말로 형용할 수 없는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무지하고 미개한 나라는 존재가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거겠지 빛나는 모든 것이누군가의 눈을 쨍하게 하지 말기를그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기를 너의 색깔은빨강초록파랑
안녕
외국어는 만날 때와 헤어질 때 인사말이 나뉘어 있지. 만남과 작별의 감정은 분명 다르니까. 하지만 한국어는 둘 다 ‘안녕’이야. 비록 인사 후 우리는 헤어지지만 동시에, 언젠간 또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자는 의미가 아닐까?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마. 안녕.
별똥별
내게 아주 먼 거리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그러자 사람들의 바보 같은 행동을 하나 알게 됐다. 그것은 바로 수명이 다해서 떨어지는 인공위성을 별똥별로 착각하여 소원을 빈다는 것이다. 바보들. 난 진짜 별똥별이 떨어지면 그때 소원을 빌어야겠다. 그 뒤로 평생 동안 소원을 빌지 못했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떠한 흐름 속에서 의견을 내지 않는다면 그 흐름에 동의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뚜렷한 주관과 신념이 없다는 것은 종종 위험을 수반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다른 사원 한 명이 탕수육에 소스를 부었다. 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구나.